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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누기/지식메모

레이저 절단으로 화로대 만들어 본 후기 - 01

by 유리고무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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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백패킹을 즐겨하는 편이다.
친구의 백패킹 여정을 들어보자면,
일단 등산을 하고,
산 정상에 있는 데크존[?]에 취침을 위한 1인 텐트를 설치하고,
간단한 요리를 즐기고,
한적하고 고요한 자연을 감상하다 휴식을 취하고는 하산한다.

 

언제부턴가 백패킹에 한가지 요소를 더 추가하고 싶었는지 친구가 인터넷 주소 링크를 하나 보내고 묻는다.

 

"이런 거, 만들 수 있어?"

 

링크를 확인해보니, [우드스토브]라는 물건이었는데, 그냥 보기엔 보기 좋은 [화로대]였다. 하지만, 조금 검색하고 조사한 결과 [우드스토브]와 일반 [화로대]를 구분하는 기준을 알게 되었다. 

 

"우드스토브와 화로대의 결정적인 차이는 '2차 연소'의 가능 여부에 있다."

2차 연소라는 건, 불을 지폈을 때, 연료가 연소되면서 가스가 발생한다. 이때 이 가스를 다시 연소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2차 연소이며, 2차 연소가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연기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드스토브가 어떤 개념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시중에 있는 제품들을 찾아봤을 때, 친구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가 없었다. 

 

일단 사용할 수 있는 설비는 레이저 절단 설비뿐, 그 외 다른 제작에 필요한 공정들은 외주로 가공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당시엔 [우드스토브]라는 물건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일단 [2차 연소]라는 것을 구현해 볼 '무언가'를 만들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온 첫번째... 1호기를 제작했다.

 

1호기 제작도면

 레이저 절단만으로 조립이 가능하도록 구상을 하다 보니 조립용 노칭과  홀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2차 연소 구현에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건 아닌가 신경은 쓰였지만,
뭐 어떤가,
2차 연소가 어떤건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일단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1호기 정면 모습


1호기 모서리


1호기 측면


1호기 내부 / 화통부

 


1호기 하부

 


"짜잔~ 곰스토브 1호기 완성!!"

당장에라도 밖에 가지고 나가서, 2차 연소라는 것을 구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화로대라는 것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사항들을 몰랐다.

당장에 화로대라는 걸 만들었는데, 그 안에 무엇을 태울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종이, 기타 각종 탈 수 있는 쓰레기, 주변에 구할 수 있는 목재들을 떠올리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파티원을 모집하여, 일정을 잡았다.

 

파티원은 우드스토브 제작 가능 여부를 물었던 친구 [미엘], 야외 레포츠를 즐기며 진작에 '불장난'에 취미가 있었던 친구  [팥]과 함께였다.

청라지구의 어느 공터로 자리를 잡았고, 기대와는 달리 친구들도 테스트에 필요한 장작은 없었다.

왠지, 내가 상상했던대로 주변에 쓸만한 목재를 구해야 했고,

다행히 팥이 가져온 조개탄 숯과 팥이 사용하고 남은 장작을 함께 사용하여 불을 지펴 볼 수 있었다. 


주변에 쓸만한 목재를 구해야했고, 다행히 팥이 가져온 조개탄 숯과 팥이 사용하고 남은 장작을 함께 사용하 여 불을 지펴 볼 수 있었다.

 


불길이 탄력을 받아 활활 타오른다. / 왼쪽에 2차 연소를 나타내는 불길.


불길이 치솟는 모습. / 오른쪽은 맛있게 익은 소고기.


 

https://youtu.be/5eGWnYtgt30

뜻 밖의 불멍 시간

이번 1호기의 제작 목적은 우드스토브에서 구현되는 2차 연소라는 것을 구현해 보는 것이었고,

어느 정도 화로의 온도가 올라가니 2차 연소반응이 활발해졌다.

 

해가 넘어가고 밤이 늦도록 불을 멍하니 바라보며 장작을 태웠다.

 

충분한 2차 연소현상을 관찰한 후, 집에 가고 싶었지만, 미엘의 성화에 남은 장작이 남김없이 타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미엘의 성화에 남은 장작이 남김없이 타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불질을 시작한다!


이후,  몇 가지 사항을 보완하여 근처의 아는 텃밭에서 다시 한번 테스트를 핑계 삼아 불질을 해 본다.


 

https://youtu.be/v8IT84wNoZM

화통 내부의 온도가 높아서 불쇼가 연출되기도 한다.

 1호기 제작을 통해 2차 연소에 대한 개념을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반 화로대와 우드스토브의 쓰임새도 구분되는 것 같았다.
일반 화로대는 2차 연소에 대한 개념이 없이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그저 불을 지피기 위한 '불 받침대' 의 역할만 있으면 되므로, 우드스토브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한경에서 장작불의 방사열을 좀 더 효율적으로 주변에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날씨에 따뜻함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면, 일반 화로대가 우드스토브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우드스토브는, 적어도 곰스토브는, 2차 연소를 위한 2중의 벽 구조 덕분에 화로의 윗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빨갛게 달아오른 화통의 온도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테스트를 했을 당시 추운 날씨에 우드스토브의 '난로 기능'을 기대했지만, 불을 쬘 수 있는 화구 쪽에서만 열기를 받을 수 있었을 뿐, 발가락은 꽁꽁 얼어서 녹이려면 발을 들어 화구 근처에 들이대고 있어야 했다.

 

대신, 우드스토브는 열기를 한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방출하는 구조 덕분에, 외부에서 요리를 할 때, 화재의 위험이 적고, 연기를 덜 배출하므로 편리하고, 2차 연소의 효과로, 화로대에 비해, 재가 덜 나오니 뒤처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다.


... 이상은 지난날 우드스토브의 2차 연소 작용이 궁금해서 레이저 절단만을 이용한 조립식 우드스토브를 만들어 본 후기였다. 이 후에는 그 뒤로 불질에 재미를 붙여서 또 다른 우드스토브 혹은 화로대를 만들었던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참을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재미있는 건 나눠야 더 재미있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여기까지 관심을 가지고 와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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