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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누기/잡생각12

코로나... 자가격리... 예전에 신종유행독감에 걸렸을 때 보다 좀 더 찝찝한 기분이 든다. 이제 자가격리 하루를 남겨두고 있는 마당에 몸에 부하가 덜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끼지만, 숨이 이전보다 자주 찬다는 느낌과, 가슴이 종종 답답해지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새로운 일터를 찾았고, 이제까지 지내던 회사와는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마음 편히 추석연휴를 보내고 난 후, 새로운 일터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난데 없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버리다니... 공교롭게도, 자가격리 자동해제 일정도 새 일터 출근하는 날 자정이다. 처음으로 해 보는 기숙사 생활에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여 여유로운 시작을 계획하였으나, 이 망할 코로나라는 변수가 '응, 안돼. 너 따위는 그런 준비할 자격 없어.'라고.. 2022. 9. 17.
산업현장에서 도면이 갖는 의미 1. 도면은 의사소통 수단이다. 산업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다양한 제품이 생산된다. 다양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기술이 작용하여 어떤 제품이 생산되기까지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기본적인 수단, 말하자면, 우리가 지금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그 제품은 어떻게 생겨야하고, 제품은 세세한 부분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제품 생산에 관여하는 모든 작업자들이 알고 있어야 할 정보를 담고 있는 매체를 나는 '도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어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고 할지라도, 같은 도면을 가지고, 각자의 직무에 최선을 다했다면, 도면이 나타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 만큼 산업현장에서 도면의 의미는 각 공정의 작업자들에게 일관된 목표를 제시하고, 개발자 혹은 .. 2022. 9. 5.
갑자기 카레가 먹고 싶은데 장보기가 귀찮으면 생기는 일. "오늘 저녁은 말도 않되는 카레다!" 어느 날 오후, 해가 붉에 저물어 갈 무렵 마눌님이 결의를 다지는 말투로 주방에 앉아 있던 나를 지나가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는 말도 않되는 카레를 먹여 주겠어." "무슨 카레 만들건데?" "카레 만들 재료가 부족한데, 일단 카레 가루는 있으니까, 냉장고에 있는 재료 아무거나 넣고 카레 만들거임." 마눌님이 냉장고를 열고 재료를 물색한다. 애호박, 베이컨, 팽이버섯, 브로콜리가 오늘 저녁의 식재료로 선정되었다. 먼저, 베이컨을 좁고 길게 잘라서 냄비에 넣어 준다. 아직은 가스불을 켜지 않는다. 다음으로, 애호박을 먹기좋게 썰어 따로 용기에 담아둔다. 그리고, 팽이버섯을 손질하고 듬성듬성 잡아, 여러 갈래로 나눠 준다. 애호박과 팽이버섯을 냄비에 넣어주고, 애호박을 .. 2022. 9. 2.
옛날 떡볶이의 추억 초등학교 1학년... 오전반이 끝나고,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집 앞 포장마차에 앉아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와 담소를 나누시는 엄마가 보인다.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 떡볶이와 순대를 1인분씩 사주셨고, "어린 그 시절" 떡볶이 맛이 가끔 그립다. "멥다기 보단 달달한... 뭔가 달큼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떡볶이 맛" 요즘은 떡볶이가 메콤하다 못해 통증에 가까운 고통을 주는 스트레스 해소 음식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의 떡볶이의 맛은 오히려 기분 좋은 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멥다기 보단 달달한... 뭔가 달큼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맛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쫀득쫀득한 떡의 식감까지 바쁘게 입을 움직이게 만든다. 거기에 과하지 않으면서, 약간은 장난스러울 정도의 메운 맛이 혀를 감싸..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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